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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을 본후

category 주저리주저리/영화 2014. 12. 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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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영화가 있다.
처음에는 조금 지루한듯 무덤덤 장면과 장면사이의 틈새를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어느순간 그 틈새는 사라지고 영화가운데 덩그러니 앉게 되어
슬픈지.. 기쁜지.. 우스운지..지루한지..의 느낌을 찾을 틈새조차 없는..
그리고
결국 마지막 순간 "아!" 하는 외마디.
나만 남겨두고 사라지는 스크린이 야속하기도하고
끝없는 침묵. 되새김질..말로 설명되지 않는 한순간의 느낌.
 
"타인의 삶"
이 영화는 나에게 그런 영화였다.
 
 
오랜만에 영화의 개봉을 기다려 보았다.
씨네큐브에서 아카데미 후보작 특별 상영회를 했을때
리스트에 올라있던 영화였는데
그저 제목이 맘에 든다는 이유로 보고싶어했다.
아카데미에서 상을 탔다고 했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진 않았다.
 
"타인"
지극히 냉정해보이는 단어지만
사실은 관계의 시작과 같은 이 단어..
 
"삶"
흔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단어.
 
단지 그 이유 뿐이었다.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건...
 
 
비밀경찰, 단지 눈으로만 말하는 차가운 한 남자.
그에게 다가온 타인의 삶.
자신도 알지 못했던 눈물, 사랑, 애정
그리하여 타인의 삶에 관여하는 그의 삶.
그리하여 마침내 변화하는 것은 타인의 삶이 아닌 그의 삶.
한번을 마주치지 않지만..
서로의 삶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에 한 순간이 되어주는 두 남자의 이야기.
 
 
영화대사에서도 나오듯
"삶은,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 맞다.
반짝이는 타인의 삶이 부러워
때론 비슷한 척 흉내를 내 보기도 하고,
그래 뭔가 큰 외부 변수가 필요해!  결심하며
훌쩍 어딘가 떠나보아도
그곳에 머무르건 다시 돌아오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있는 나를 발견하곤한다.
한때 무엇인가를 열망했었나?
하지만 어느순간 까맣게 그 기억조차 잊혀진 걸 발견하면
그 순간 그 흥분은 도대체 무엇이었지? 허무하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눈물나게 무언가 마음을 뒤집어 놓고
그것으로 인해 한걸음씩 움직이는 순간들이 모이면
조금씩 조금씩 삶의 방향이 움직이고
그리하여 결국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해 질거라는 믿음.
아니...이미 이전보다는 더 한쪽 발끝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알것같은 느낌.
 
그래..그건
차곡차곡 쌓여 어느 순간 호들갑스러운 감동없이도
충분히 마음 뜨거운 무엇일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이것이 <타인의 삶> 이 영화가 나에게 준 선물이다.
 
 
마지막 그의 대사와 표정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이건 나를 위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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