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오브 킬링' 학살자의 고백록
다큐멘터리를 흔히 '기록 영화'라고 번역한다. 기록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기록의 주체와 기록의 대상이 존재한다.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스트는 주체가 될 것이고, 그가 포착하고자 하는 실재적 인물 또는 풍경, 사건 등이 대상이 될 것이다. 카메라를 매개한 기록자와 피기록자의 어쩔 수 없는 간극은, 때론 불가피한 왜곡을 자초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다큐멘터리스트들이 끊임 없이 고민해온 화두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라는 기록 형식에 대해 조금 더 성찰적인 연출자의 경우, 때론 기록 대상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참여해 인간적 연대를 바탕으로 진정성을 뽑아내기도 하고, 때론 (이를테면 마이클 무어처럼) 임의로 현실을 조작함으로써 부조리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고발하기도 한다. 어쨌든 모두 기록자와 피기록자의 경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