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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죽음에 대한 선택이 그 답이 아닐까 한다.. 인생에 있어 마지막 선택임과 동시에
그 선택을 하고 난후에는 다시는 선택을 할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정재영이 분한 남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부터 출발한다.
무엇때문에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것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인생에 있어
마지막이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게된 뭔가 어설퍼 보이는 한남자를 영화는 보여준다...
그런데 이남자..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 선택마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35평생 가장 고민하며 내린 선택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아남은채
밤섬으로 유유히 떠내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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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위하여 자살을 시도한 남자,
그러나 극적으로 목숨을 부지하고서, 이제는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남자..
그런데 이 영화. 코메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대책없이 웃기기만 하려는 영화가 아니다.
남자로 대변되는 인물을 통해, 아무리 심사숙고 해서 내린 중요한 선택이더라도,
선택의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진다면,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릴수도 있다며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있다...
 
"1초만에 결정하던 10년만에 결정하던
 결국 선택을 내리는 그 일순간의 마음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까메오로 등장하는 김C가 줄기차게 짬뽕을 먹을것처럼 행동하다 마지막에 짜장면을 고르면서 내뱉는 이 대사는 영화가 하고자 하는 선택에 대한 이러한 감독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 쉽게 알수 있지만, 이야기의 축이되는 남자는 굉장히 단순하고도
고민이라고는 없어보이는 인물이다. 바보같고 단순하지만,
성격자체가 한군데 머무를수 없는 인간이다.
언제 자살시도를 했냐 할정도로 지치지도 않은채 그 넓디 넓은 밤섬을
종횡무진 헤치고 다니면서도, 답답하다며 탈출을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남자..
저런 사람이 정말로 자살이라는 선택을 했었나 라는 의문마저 드는 사람이다..

해당이미지

그리고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히끼꼬모리를 자처한 여자...
역시나 진행되는 영화를 보면 알수 잇지만, 여자는 우울해보이고 내성적인 인물이다..
남자와는 정반대로.. 2평남짓한 좁은 방안에서 나가지도 않은채 살고 있으면서도,
전혀 문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갖지 않는 여자.
답답한 그곳에서 나가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채, 그저 창문을 통해 밤섬을 바라볼뿐이다.
남자와 달리 오히려 자살시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것 같지 않은 사람이다.
 
이해준 감독은 이렇듯 대칭점에 존재하는 남녀를 이용해,  이야기를 능숙하게 진행해나간다.
 
유일한 취미라고는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밤섬의 사진을 찍고
그 안에 새들을 관찰하는것인 여자.. 방안에만 머무르는 히끼꼬모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는 정반대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관찰하는것이 취미인 여자..
 
( 그저 영화적 대비에 불과하겠지라고 여겼던 여자의 취미에 대한 이 설정은,
  영화 후반부에 밤섬철새를 연구하는 윤무부박사가 등장하고, 여자와 윤무부 박사의 관계,
  그리고 여자가 은둔형외톨이가 된 이유가 드러나면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알게된다..
  첫번째 영화 데뷔작 "박쥐"에 이어 2번째 영화출연인 윤무부박사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냉혹한 조류전문가의 모습이 아닌, 조지클루니 못지않은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중년 조류연구가의 모습을 훌륭하게 표현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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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그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다, 밤섬에서 고분분투하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어쩔수 없이 넓은 밤섬에 홀로 남겨진 남자..
세상과 어쩔수 없이 단절된, 그러나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아둥바둥하는 남자...
 
그리고 남자와 너무도 대비되는 자신의 모습. 좁은 방안에 스스로 남아있는 자신..
세상을 스스로 단절해버린, 그러나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생각조차 갖고있지 않는 자신...
자신과 정반대인 남자를 관찰하던 여자는
점점 가까이서 그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를 김씨라고 자기 맘대로 명명하고 하루하루 관찰하던 그녀..
탈출을 위해 아둥바둥 거리며 온갖 몸개그와 시트콤같은 상황을 연출하던 그가,
밤섬에 살고있는 알수없는 생명체를 발견하고, 살아남기 위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자
그녀는 선택을 내린다..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생각조차 해본적없는 그녀가,
그를 위험으로 부터 구하고 세상밖으로 탈출시키기 위해... 문밖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자는 과연 그 선택을 제대로 수행할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김씨는 밤섬을 무사히 탈출할수 있을것인가??
영화는 김씨가 자살시도를 하게된 이유와 그녀가 히끼꼬모리가 된 이유,
그리고 김씨의 진짜 이름이 밝혀지면서 어떠한 관객도 예상치 못한 결말로 달려나간다.
 
김씨표류기는 단순한 코메디 영화가 아닌 "생태계 미스테리 러브 코메디" 영화이다.
밤섬에서 표류하는 김씨를 보고 있자면 코메디가 분명하지만,
그와 철새오리와의 우정을 바라보면 또한 감동적인 동물영화를 보는듯 하고..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바라보고 있자니 "로스트"나 "괴물"같은 미스테리물이 생각나기도 하며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영화 "도쿄" 같은 사랑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만일 어설픈 감독이 연출했다면 그야말로, 갈피를 못잡고 중구남방이었을것이 분명한
이 영화를 이해준 감독은 이제 2번째 장편연출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훌륭하게 지휘해냈다.
 
그러나 한편으론 "김씨표류기" 역시 결국 코메디로 승부를 보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본인은 진지한데 보고있는 남들은 웃음이 나오는 코메디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인
정재영은 이 영화에서도 그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다른 배우들이 연기했으면
썰렁하기 그지없을 장면으로도 관객들을 정신못차릴 정도로 웃게 만든다.
해당이미지
 괴생명체를 피해 나무위에 동동메달려 있는 모습만으로 웃음을 유발해 내는 배우는
 그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 영화사적으로 보자면,  그가 밤섬에서 발견한 어린철새와 함께 벌이는 코믹한 에피소드들로
  볼때 "영구와 땡칠이" 이후에  처음으로 찾아볼수 있는 이종(種)간 버디코메디물로
  볼수도 있을것이다. )
 
당신은 혹 한국 코메디 하면 유치한 조폭코메디 만이 떠오르는가??
아무 생각없이 웃기려는 영화가 아닌,  웃음속에 진지한 주제를 수고 있는 영화가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영화 "김씨표류기"를 추천한다.
"김씨표류기"는  당신에게  당신이 모르고 있던 한국 코메디의 다른 면을 보여줄것이다..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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