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타 패닝이 훌쩍 컸다. <아이 엠 샘>의 깜찍한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성인 연기를 한다. 그동안 <트와일라잇>이나 <런어웨이즈> 같은 작품을 통과해오면서 폭풍 성장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딱 스물이다. 그 나이에 걸맞게 대학 입학을 앞둔 스무살 청춘의 이야기를 찍었다. <베리 굿 걸>(9월 25일 개봉)이 그 작품이다.
릴리(베리 굿 걸)는 예일대 합격증을 받아 놓고 뉴욕 크루즈의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절친 제리(엘리자베스 올슨)는 가수를 꿈꾼다. 막연한 미래를 향해 달려오느라 멘탈(mental) 중심의 성장기를 보낸 그들은 이제 미뤄 두었던 2차 성징이 강제하는 두번째 성장 단계, 즉 피지컬(Phisical)의 신세계로 진입하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막 노는 건 아니다. 조심스레 달뜬 연애를 꿈꿀 뿐이다.
이런 와중에 사진 작가 데이빗(보이드 홀브룩)을 우연치 않게 만난 두 친구는 동시에 이 훈남에게 홀딱 빠진다. 제리는 데이빗을 짝사랑하는데, 데이빗은 릴리에게 마음이 있다. 제리에게 상처를 입히기 싫은 릴리는 몰래 데이빗과 밀회를 즐긴다. 결국 이 상황이 더 큰 상처를 만들어낸다.
<베리 굿 걸>은 딱 스무살 청춘들에게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백한 호흡으로 담아낸다. 스무살, 한 발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한 발은 세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걸쳐 있는 시절. 쿨한 척 하는 건 배웠지만 아직은 쿨할 수 없는 나이.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성장통도 안과 밖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다.
비록 당사자는 심장이 터지도록 괴롭고 힘들다 할지라도, 청춘이 사랑스러운 건, 그들이 상처를 주고 받을지언정 진심을 위장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세 명의 청춘이 딱 그렇다. 다코타 패닝은 예쁘다. 친구 역으로 나온 엘리자베스 올슨은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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