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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여성 감독 클레어 드니의 누아르 <돌이킬 수 없는>(9월 25일 개봉)은 불친철한 영화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관객들이 생각할 여지를 엄청나게 안겨준다는 얘기다. 이것은 누군가에겐 별로 달갑지 않을 게 분명한 단점이자, 동시에 미덕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계급 사회가 강제한 비극을 복수극의 형식으로 따라간다. 누아르이지만 익히 봐온 할리우드의 누아르와는 완전히 호흡이 다르다. 낯설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낯설 뿐이지 나쁜 게 아니다. 이 낯선 미로에서 감독의 권유(?)대로 차근차근 영화 내용을 재구성하다 보면, 이 세계에 대한 끔찍한 통찰이 불쑥 뛰어 든다. 그것은 끔찍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강한 자들은 늘 이기고 약한 자들은 늘 진다. 그 패배의 언저리에 강자와의 선을 긋는 단호함이 아닌 암묵적 동조와 화간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의 비겁한 화간이 야기한 최종적 피해자는 늘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그 다음 세대들이다. 그 살풍경은 한국사회에서 더욱 첨예하게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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