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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를 본 후

category 주저리주저리/영화 2014. 12. 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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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영화 게시판을 보니,
보고 나서 재밌었다는 사람과 반전이 없는 지루한 영화라는 평이 엇갈리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훌륭한 플롯이 돋보이고, 신인감독의 서스펜스를 뽑아내는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는 평가와
수술장면이 허술하고 빈약하다는 평가가 엇갈렸다고 한다.
영화소개에 보니 우리나라 평론가들의 평가도 많이 엇갈리는 것 같던데
개인의 취향과 기대에 따라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다르게 나오는 그런 류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람마다 왜 평가가 엇갈리는지 대체 이유가 뭘까 혼자 정리해본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다음  세가지이다. 
- 의학소재 스릴러
- 떠오르는 배우 <점퍼>의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출연작은 몰라도 이름은 누구나 다 아는 제시카 알바(ㅋㅋ)
- 반전있는 스릴러
 
첫째, <E.R> 또는 <뉴하트>등 의학소재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볼때,
이 영화도 그 소재적인 면에서 충분히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게다가 작년 개봉한 <리턴>과 같은 "마취 중 각성"이 소재라고 하니,
'일단 보고나서 비교해봐야지' 라는 심리가 작용한 듯 불법영상도 많이 떠돌았다.
오히려 <리턴>은 흥행 당시 받지 못했던 관심을 지금에서 더 많이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둘째, 게다가 10대, 20대가 좋아하는 두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니, 또 여기서 일단 보자라는 심리가 작용한다.
30대까지는 아니더라도 20대 이하의 친구들에겐
<점퍼>의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꽤나 호감가는 배우로 급부상 중이란다.
제시카 알바는  국내 광고에 출연도 했었으니
그녀의 훌륭한 미모에 대한 국내팬들의 관심은 이미 한껏 올라있는 듯 하다.
다만, 두 사람이 배우로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둘 다 잘생기고 예쁘다는 것만은 인정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셋째,
스릴러영화라고 하면 당연히 반전이 강할것 같고, 긴장감도 엄청날 것 같고,
그리고 음모가 밝혀지면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도 들어야 할 것 같고...
이래저래 기대치가 마구 올라가는 장르가 스릴러 영화 아닌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그런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단 기분이 든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영화를 보고 나왔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극과 극이다.
영화가 재밌었다는 사람들의 이유는 
대부분 시나리오가 좋다거나, 의외의 감동이 있어서거나, 배우들이 좋아서이다.
영화가 지루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반전과 긴장감 없는 이야기, 수술 장면은 뉴하트보다 못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한참 떨어진다고한다.
 
영화를 본 사람의 입장에서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도 장점과 단점을 위의 사람들과 똑같이 느꼈다.
그런데 나는 이 영화에 대해 친구들한테 말할 때, 형편없는 영화라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관객들은 너무 '반전'에 집착하는 것 같다.
<세븐데이즈>는 알고보니 누가 범인이더라,
<리턴>은 과거에 마취 중 각성을 당했던 사람이 누구였다더라..
이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어야만 된다고 생각들 한다.
 
나는 이 영화가 스릴러 영화로서 서스펜스를 참 잘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 이후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생사를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 내려지는 현명한 판단 등
범인이 밝혀지면 대충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끝나는 다른 스릴러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그 이후의 이야기에 공을 들인다.
익숙하지 않는 이야기 구성에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알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결말은 범인의 존재가 아니라 다른데에 있었다는 것을...
 
감독의 독특한 시도 덕분에 이 영화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스릴러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일부 사람들에게는 반전이 없는 시시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신인감독의 이러한 위험한 시도는 어쨌든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 생각한다.  
 
아무튼,  이 영화는 관객들 간에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확실한 문제작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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